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Étude/작은 것들

Cheerful

밝은 사람을 동경했다. 같이 있으면 우울함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주는 사람. 때때로 힘들면 기대고 싶기도 한.

 

저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는 것이며, 또 그것을 지속할 수 있게 하는 동력이 무엇인지 나로서는 알 수 없었다. 이렇게 태어났으니 이대로 사는 것이구나 생각하고 그들과 어울렸다. 같이 지내면 그렇게 물들겠거니 싶었다.

 

언젠가 참을 수 없이 아픈 날에 그 사람이 떠올랐다. 시리도록 하얘서 그 앞에선 무겁고 진지한 말은 꺼낼 엄두도 안 나는 사람이었다. 나는 그 사람은 아플 때 누구에게 기댈지 궁금해졌다. 이렇게 아픈 날이면 그런 이를 찾게 되는데, 그런 원리라면 그 사람은 자신보다 더 밝은 사람을 찾을 것인가. 밝음에도 정도가 있을 것인가. 그 사람보다 밝으면 얼마큼 성인군자 일지 짐작도 가지 않았다.

 

그러다가 그 사람이 내 앞에서 우는 것을 보았다. 그 사람이 울면서 나에게 정답을 물었다. 나는 그제야 모든 것은 상대적이므로 완벽하다는 말은 없는 단어임을 깨달았다. 눈물은 그저 눈물이어서 거기엔 명암이 없다. 다른 이의 품 속에서 울고 싶은 날이면 누구나 한없이 작아질 텐데 결국에는 밝음은 어디에도 없는 단어일 것이다. 나는 그 사람의 답을 알지 못했다. 나는 묻지 않고 그저 들었다. 시간이 지나고 그때의 이야기를 할 때 나와 그 사람은 담담했다. 그 울음은 부끄럽기보다 하나의 사실이었다. 나는 그 사람이 내 앞에서 울었음이 자랑스럽지 않았다. 그 사실에 나는 안도했다. 

 

되돌아보면 나는 어둡게 살고 싶지 않았음에 더 가까웠다. 밝다는 것은 구태여 그 상태로까지 가야 한다는 것이지만, 어둡지 않음은 단지 나를 위해 살면 될 것이다. 후자가 더 낫다. 밝게 보다는 어긋나지 않게 살아야 하겠다. 그것이 더 아름답고 경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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