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마음을 말하면 너는 달아나겠다. 그것쯤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네가 날 당긴 것이 아니다. 내가 당겨진 것이다. 너의 의도와는 다르게 내가 눈치 없이도 끌렸다. 반대로 가려하니 방향을 잃었다. 이것도 너의 의도는 아닐 것이다. 그래서 차오르는 것을 눌러 삼켰다. 삼켜서 사라지길 바랐다. 결국에는 삼킨 것이 퍼져서 온 몸에 들어찼다. 다른 날엔 너를 보내려 했다. 그런 날엔 네가 더욱 찾아와서 뜻대로 되지 않는다. 괴로운 일이다. 그런 마음으로 너를 쳐다보고 돌아서는 것을 반복한다. 달리 방도가 없다.
오늘도 혼자 남아서 너를 바라본다. 너는 알 수 없는. 조용히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