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Étude/사랑하기에 짧은 시간

Define

사랑이 뭘까. 여자는 남자에게 물었다. 남자의 아는 후배였다. 남자는 우두커니 서 있었다. 답을 하지 못하는 남자를 데리고 여자는 술집으로 향했다. 한 잔 두 잔 오가고, 여자는 다시 남자에게 물었다. 사랑이 뭘까. 남자의 머릿속에선 누군가가 떠올랐다. 그래서 남자는 대충 얼버무렸다. 취했다. 가자.

 

비틀거리는 여자를 집으로 보내고 남자는 거리를 걸었다. 사랑. 그것 하면 그녀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사랑이 그저 하나의 개념일 수 있을까. 떠올리면 생각나는 것은 그 사람이었다. 나의 뒤에서 안아주던 그 사람. 그녀가 생각나자 남자는 등이 시큰거렸다. 말없이 고개를 묻고 나를 감싸주던, 이제는 없는 사람. 그럼에도 이따금씩 생각나지만 그것을 접어서 가슴 한편에 묻어두는 것을 반복하는 일.

 

어느 날 누군가 사랑이 뭐냐고 물어온다면 답할 수 있을까. 아마도 힘들지 않을는지, 그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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