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그립지만 보고 싶지 않다. 당신을 떠나온 지 조금 되었다. 그동안 나는 하던 일을 그대로 하며 살았고 음악을 즐겨 듣고 밤을 지새우는 날이 늘었다.
당신과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이 아니다. 나는 당신이 가지고 있던 상징성이 필요한 것이다. 내가 편안할 수 있던 그 자리의 사람이 간절한 것이다. 때문에 당신이 절실하지는 않다.
그러나 그 공간에 다른 사람이 오는 것은 의미가 없다. 당신을 원하지 않지만 당신이 아니면 이해하기 어렵다. 그곳은 누군가 대신할 수 있지 못하다. 적어도 내가 받아들이기에는 그렇다. 그 사실에 진저리가 난다. 당신을 지워내고 있자면 도리어 내가 쓸려나간다. 당신을 다시 사랑할 수는 없다. 이 불가함은 타당하다. 당신을 다시 본다면 나는 무너져 내릴 것이다. 당신은 보는 것만으로도 상처이다.
나의 마음을 설명할 수 있는 말이 나에게는 없다. 그래서 당신이 그립지만 보고 싶지는 않다. 다만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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