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Étude/작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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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는 울다 지쳐서 잠들었다고 했다. 우는 것까진 이해를 했지만 지친 것까진 모르겠다. 울다가 그 정도로 지쳐서 잠들어본 적이 없었기에. 그저 울다가 내일 출근을 해야 하니 마음을 누르고 잠들었다. 그뿐인 것.

 

그만큼 슬퍼야 맞는 것일까. 울다 지칠 정도로. 그만큼 아파하고 눈물겨워야 슬프다고 말해볼 수나 있을는지. 좀 더 구체적인 드라마가 있어야 이해를 받을 수 있을 성싶었다. 그런데 많이 아프다. 눈물이 나오지 않더라도 아프기는 많이 아팠다. 나도 울고 싶어요. 그런데 안 그러는 게 습관이 되어버린 걸 어떡하나요. 습관까지 바꿔가며 스토리를 만들어내야 하는 것인가. 만약 그래야 하는 거라면 세상 정말 무섭고도 차갑다.

 

내 모습이 적당히 우울해 보였는지 나보고 복에 겨운 거라 했다. 나 그렇게 복 받은 사람 아니에요. 그렇게 보지 말아요. 내가 어떤 심정인지, 어떻게 하루를 살아가는지 당신들은 모르잖아. 쉽게 말하지 않길 바랐다. 나를 완벽히 이해하진 못하더라도 조금은 무슨 생각일지 알아주길 원했다. 결국엔 내 희망사항이었다. 사람 원래 혼자 사는 거라더라. 그 말, 매섭고 지독하다. 받아들일 수 있는 말이어서 더욱 그러했다.

 

버틸만한 괴로움을 홀로 견뎌낸다. 알 수 없는 누군가보다는 조금 덜 애달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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