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꿈이었을까. 비가 내려 안개 자욱한 도시에서 만난 그대는 정말로 꿈이었을까.
빗물이 내려서 거리가 흐릿해지면 그대는 신기루처럼 피어오른다. 잡고 싶어도 잡을 수 없는 나의 사람.
우산을 버리고 그대를 안았다. 그대는 따뜻해서, 안으면 품 속에서 김이 흘러나왔다. 비에 젖으면 안아보고 싶은 나의 사람.
빗줄기가 창문을 치댄다. 비릿한 비 냄새는 그대를 떠오르게 한다. 나의 도시에서 그대와 사랑을 했었다. 도시는 남았고 나는 그대로 여기서 사는데 그대는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다. 물이 흘러 일렁거리는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에서 그대를 본다. 흐린 기억 속에서 눈물처럼 번지는, 그리운 나의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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